세계적인 안무가 데보라 콜커의 <Mix> 작품 주제와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고 이 작품 중 에피소드 <등반>에 나타난 융복합성에 대해 분석을 해보았다.
1. <Mix> 작품 주제
<Mix>(1996)
안무 및 연출: Deborah Colker
무대세트: Gringo Cardia
음악: Chico Neves. Sergio Mekler. Berna Ceppas. Alexandre Kassin
의상: Yame Reis
출연: Aline Machado, Bianca Lopes, Bruno Lobo, Isadora Amorim. Jaime Bernardes, Luiz Crepaldi, Mozart Mizuyama, Naiane Avelino, Nelson Pacheco, Olivia Pureza, Phelipe Cruz, Pilar Giraldo, Rosina Gil, Sheila Lokiec, Uatila Coutinho
사진 및 영상: Flavio Colker
조명: Jorginho De Carvalho
작품시간: 85분
<Mix>는 데보라 콜커 무용단 초기 두 작품인 <Vulcano>(1994)와 <Velux>(1995) 장면들을 합친 작품으로 일상의 모든 것을 춤의 소재로 사용해 엔터테인먼트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96년 리옹 댄스 비엔날레에서 초연된 이후, 2001년 브라질인으로서는 최초로 영국 최고 권위의 공연예술상인 올리비에상을 수상한 작품이며 싱가포르, 암스테르담, 토론토, 뉴욕, 워싱턴, 에든버러, 베를린, 도쿄,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전 세계에서 관객에게 극찬을 받아왔다. 1부 <Vulcao>는 <기계들>(Machines), <패션쇼>(fashion show), <열정>(Passion) 세 부분으로 이루어지며 2부 <Velox>는 <메커니즘>(mechanics), <일상>(quotidian), <소나>(sonar), <등반>(mountaineering) 네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감정 표현이 주가 되는 <Vulcao>와 에너지가 주인 <Velox>의 잘 어울리는 부분만을 믹스하였다. 벨룩스는 데보라 콜커가 레니 리펜슈탈(Leni Riefenstahl)의 올림피아(Olympiad) 영화와 사진작가인 에드워드 머이브리지 [Eadweard Muybridge]의 사진에서 나타나는 움직임에서 영감을 받아 안무를 하였다.
2. <Mix> 작품 내용
1부 <Vulcao>의 첫 번째 에피소드 <기계들>에서는 인체의 물리적 한계를 탐색하며 정확성과 동시성을 강조하였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패션쇼>에서는 일상생활의 유행에 대한 제스처와 움직임을 표현하였다. 브라질 전통리듬인 삼바(samba), 맥시스(maxixe), 바이오(baiao), 보사노바(bossa-nova), 마라카투(mara-catu) 등을 타며 우아하고 역설적인 몸짓으로 런웨이의 우아함과 이면에 감춰진 우스꽝스러움을 패러디하였다. 세 번째 에피소드인 <열정>에서는 엘비스 프레슬리, 롤링 스토즈 등의 로맨틱 메가히트 곡에 맞춰 사랑의 숭고함과 연민, 잔혹함을 클래식한 동작들과 일반적인 동작들을 섞어 23개의 파드되로 표현하였다.
2부 <Velox>의 첫 번째 에피소드 <메커니즘>에서는, 동작의 물리학을 파헤친다. 6개의 선회하는 바람 개기를 배경으로 몸의 무게나 밸런스를 맞추는 것, 맞추지 않는 것, 기하학적인 움직임, 구심력을 이용한 움직임, 기본원리를 이용한 움직임 등 다양한 움직임들을 선보인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일상>에서는 거대한 바람개비를 배경으로 일상적인 동작들의 무게, 역학, 대비, 기하학, 그리고 공간을 탐험한다. 세 번째 에피소드인 <소나>에서는 감속하는 거대한 바람개비를 통해 이후의 분위기 제시하며 간단한 4인조 춤을 선보인다. 이 작품의 융복합의 결정체인 에피소드 <등반>에서는 무용수들이 6.6미터 높이의 수직무대에서 중력을 거스르며 스포츠, 서커스와 무용의 경계 사이에서 극한의 움직임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고차원의 감동을 선사한다.
3. 에피소드 <등반>에 나타난 융복합성 요소
<Mix> 에피소드 중에서 융복합성이 가장 두드러지고 많은 화제를 낳았던 <등반>은 정교한 무대세트와 만나 폭발적인 에너지, 고난도의 곡예, 인간 육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화려한 감동을 선사했다. 자넷 애드쉐드 무용분석 중 무용 움직임으로 등반을 분석한 후 이 에피소드에 나타난 융복합성 요소를 정리하였다.
<등반>에서의 구성요소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 무대세트가 나타내는 의미와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나타나는 의미를 찾고자 하였다. 구성요소 간의 관계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시각적 요소인 세트가 일체 되는 관계이다. 중력을 거스르면서도 무용수들의 역동적이며 융복합적인 움직임은 수직무대 세트와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빠르고 정확하게 암벽 위를 오르내리며 볼트 사이사이를 점프하며 건너가는 강한 스포츠성을 나타내는 동작들, 파세, 푸에떼, 아라베스크 등의 아름다운 라인과 발란스를 보여주는 발레 동작들과 공중에서 플래그 동작이나 물구나무서기 같은 고난도 기술을 보여주는 서커스 움직임들이 융합되어 표현의 극대화를 시켰으며 관객들에게 몰입하게 만들었다. 융복합적인 움직임은 죽어있던 수직무대를 살아나게 하며 수직무대가 존재함으로 인해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관객들에게 충격적인 감동을 안겨준다. 청각적 요소인 음악도 움직임과 같이 가기 때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강한 비트와 역동적인 인스트로먼트 버전 록음악 사용으로 템포가 빠른 부분에서는 움직임이 강렬하고 템포가 느려지는 부분에서는 부드러운 동작들을 보여주며 음악과 움직임의 조화가 이루어진다.
거대한 무대세트에는 총 60개의 볼트들이 규칙적인 간격을 두고 박혀있다. 이것이 나타내는 의미는 규칙성, 일상성, 질서성, 반복성, 현실성, 미래에 대한 이상성이다. 무용수들은 이 규칙적으로 박혀있는 볼트들을 사용하여 규칙적인 패턴을 만들어 움직이고 반복적인 동작들을 이 규칙성 안에서 보여준다. 이런 규칙과 질서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모습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볼트를 위로 밟고 올라가는 무용수들의 장면 속에서 미래에 대한 이상성을 나타낸다.
무용수들은 수직무대 세트에서 상하좌우 이동을 많이 하며 무대 전체를 사용한다. 또한. 솔로, 2 인무,인무 3 인무,6 인무 그리고 단체군무로 구성의 변화도 많이 이루어져 무대전체를 최대한 활용하고 극적 효과를 주고자 하였다. 처음 시작은 남자 4 인무, 그다음은 여자 솔로, 남자 2인무, 남녀 3 인무, 여자 4인무, 여자 솔로, 남녀 3인무, 남자 4 인무, 남녀 3인무, 여자 2인무, 남녀 4인무, 남녀 2인무, 남녀 6인무, 여자 2인무, 여자 4 방식으로 진행되다가 마지막에는 총 9명의 무용수가 나와 마무리한다. 남녀들의 비율을 잘 배분하여 구성하고 구성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주어 관객들로 하여금 계속 몰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무용수들의 움직임에서 나타나는 의미는 젊은 에너지, 역동성, 일상성, 반복성, 규칙성, 과학성, 그리고 이성성이다. 남자 무용수들이 첫 시작과 중간 부분에서 무대 세트를 점프하며 올라가는 역동적인 동작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에서 젊은이들의 에너지와 역동성, 그리고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열정적이고 자유가 넘치는 데보라 콜커의 나라인 브라질의 젊은 사람들을 나타내는 듯하다. 또한, 규칙적인 패턴을 가지고 올라왔다 내려갔다 하는 움직임은 매일 우리 삶 속에서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일상성을 보여준다. 여성 솔로 장면에서 각이 드러나는 사마귀 자세를 취한다거나 사선으로 각도를 틀어 다리를 볼트에 얹어놓은 동작, 각진 군무를 선보이는 4인조의 움직임 등 여러 장면 속에서 신체 각도의 과학성을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데보라 콜커의 과학적이고 수학적으로 안무를 하는 특징이 잘 나타나는 장면들이다. 등반에서는 남녀 성 구별이 없는 유니섹스로 여자도 남자처럼 역동적이며 강인한 힘을 필요로 하는 동작들을 유유히 해내고 남자들도 여자 몸처럼 유연함을 지녀 여자와 같은 동작을 하는데 무리 없이 해낸다. 이들은 감정은 배제하고 과학적이며 이성적인 움직임들을 보여준다. 발란스를 잡으며 파세, 아라베스크, 푸에떼 등의 발레동작들과 360도 회전하는 동작, 물구나무서는 동작, 플래그 같은 기술적인 동작들을 많이 선보이는데 여기서 데보라 콜커의 이성적인 안무 성향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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